1. 감성을 읊조리다.
눈으로 보이면 보여 진채 내 안으로 보듬습니다.
유유히 흐른 하천물을 방패 삼아 시원스럽게 앞 트인 길을 걸어봅니다.
여름을 닮아 습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지친 내색 없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여느 사람들 모두 다 바삐 잰걸음으로 경보에 익숙하듯 운동에 열성입니다.
올바른 걷기 바른 자세가 세워진 자연스러운 팔과 발동작 들로 움직입니다.
보폭인 힘의 강도가 속도를 유지하는 힘으로 유지된 듯 보입니다.
걸어지는 행동을 뒤로하고 내 걸음은 풀잎을 하나둘 세어 낼 정도로 더디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음먹은 의지로 집 밖으로 나온 이상 쉽게 누그러지지 않으려 애써 한번 큼지막한 숨을 들이켜봅니다.
세 잎 클로버를 제치고 강아지풀 들을 뒤로한 채 발검음 질을 도전하듯 돌진합니다.
몇 걸음 못 가 몸은 뒤처지고 못내 더운 여름을 탓하며 땀으로 맺히지 않는 이마를 흠집 손등으로 훔치고 있습니다.
몇 분 안 돼 달리는 듯하다 다시 멈춰지기를 반복하며 서서히 멈춰지는 걸음은 맞은편 하천길 마주쳐보는 하천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의식합니다.
공용시설 운동기구 앞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허리 운동하는 사람, 어깨운동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모든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면 해야 한다는 듯 실천하는 사람들 모두 한 열 열하고 있습니다.
나는 요즘에도 하천길을 역으로 거스르고 있는 잉어가 있나 살펴보는 중입니다.
그리고도 모자라 키가 훌쩍 커버린 이름 모를 물풀들을 손 끝으로 쓰다듬듯 쫄깃하며 스쳐 보냅니다.
앉아서 쉴 만한 곳이 어디 없을까 하며 두리번거립니다.
염치없는 속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의자를 찾고 있습니다.
이만큼 왔던 하천길을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낮은 한숨으로 토로하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2. 시간을 타임으로 나누어야 할 때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하천길 중반을 내딛고 있습니다.
열 손가락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꼬집듯 맞물리 자극을 주며 걷습니다.
그래도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스스로 다독여 봅니다.
이만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니 나름 건강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셈입니다.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힘겨운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더위를 한 김 시키며 시원한 물로 갈증을 해소 합니다.
거친 숨소리를 가다듬을 틈도 없이 다시 걷습니다.
저녁의 어두운 그림자가 내려앉고 희미한 불빛에 의존할 시간입니다.
무슨 조화인지, 다들 헬스장 이야기를 꺼내며 운 내돈내산 운동은 필수라느니, 운동 안 하면 손해고, 노화 진행 속도가 빨리 진행된다느니 하는 맞는 소리만 골라합니다.
가족들까지 나서서 심각하게 받아들이라며 목청을 높입니다.
누가 운동의 중요성을 모를까요. 다들 아는 사실인데 왜 이리 호들갑들인지 예전부터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생각해 보면 가성비 좋게 건강을 지키는 일아라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요.
익숙 하지 않은 환경에 조금 망설이던 제 입가에 가족들의 성화로 얼 머 무린 약속이 맺힙니다.
이렇게 시간은 타임을 따지지 않고 나누어지며, 약속에 묶여 속절없이 지나가고 또 다가오기를 거듭합니다.
3. 불꺼진 화면을 보며 뛰어지는 나
역시나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에 살짝 놀란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렇게 다들 운동에 열심인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까지 제가 해온 운동은 운동 축에도 끼지 못한다는 생각에 단번에 들었습니다.

일단 제일 자신 있는 러닝머신 앞에 섰습니다.
뛸 수 있는 만큼 속도를 설정하고 시작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속도에는 못 미치지만, 뒤늦게 시작한 탓에 먼저 내려와야 할까 봐 양옆의 눈치를 보며 뛰게 됩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는 제 모습에 놀라고, 그 속도감에 또 한 번 놀랍니다.
하천길을 걸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감에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TV 모니터 화면을 켜듯 리모컨 버튼을 누르고 화면이 밝아지길 기다립니다.
시커먼 화면이 처음에는 밝기를 거부하는 듯했습니다.
주위를 보니 화면이 켜진 사람도 있고, 저처럼 까만 화면 그대로인 사람도 있습니다. 밝기가 켜진 것도 있고 나처럼 까만 화면입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멈춰진 화면이 아니어야 했습니다.
처음엔 새까만 모니터가 흔들리는 건지 제 몸이 휘청거리는 건지 모를 정도로 중심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양손을 뻗어 기둥을 잡고 중심을 지탱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걷게 됩니다.
주위 사람들 모두 너무나 열심히 뛰는 것을 보니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운동을 제대로 한 것일까요!
송골송골 땀방울이 이마에 맺힙니다.
등에서도 이제 갓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느낌이듭니다.
몸 밖으로 땀 내음이 묻어 나올 준비를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천길에서 느꼈던 감성과는 또 다른 러닝머신 위에서의 시간이지만 뛰면서 생각나는 것이 참 많습니다.
머릿속에서 생각은 시작되고, 무작정 걷고 뛰어지는 나로 거듭납니다.

며칠째 운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택은 제가 이끄는 대로 준비됩니다.
비 오는 날에도 선택 아닌 필연으로 신체 운동을 합니다.
일상 속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면, 실내 헬스장에서의 운동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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